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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데스티네이션
My Town - 한남동
글/ 류은영 (빈티지 아티스트 @historybydylan)
한남동 소월길 초입에 있는 남산맨션에 산 지는 9년이 좀 넘은 것 같아요.
1972년 건축가 김수근에 의해 호텔로 지어진 건물인데 현재는 1백22가구가
사는 한 동짜리 아파트랍니다. 이곳은 서울의 중심에 있지만 고즈넉한 기운이
고여 있는 특별한 시공간을 선사합니다. 빈티지 백에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구한 엠블럼, 리본, 레터링 같은 요소를 더해 ‘히스토리 바이 딜런(HISTORY
BY DYLAN)’이라는 아트 백을 만드는 저에게 고요한 작업실은 필수거든요.
평소에는 통창 너머의 산과 하늘을 바라보며 작업에 몰두하다가 지친 몸과
마음에 외부의 공기를 주입해야 할 때는 캔버스 백을 걸치고 거리로 나섭니다.
30여 분의 산책으로 가장 현대적인 갤러리 워크와 다이닝 신을 누비다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한남동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곳들
중에서 개인적인 취향으로 즐겨 찾는 공간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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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머핀(@lehmannma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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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머핀(@lehmannmaupin)
최근 문을 연 두 곳의 갤러리도 놓쳐서는 안 돼요.
<뉴요커> <취향> 등의 책을 쓴 에세이스트이자 번역가이며 페인터인 박상미
작가가 이태원에 문을 연 갤러리 토마스 파크(@thomasparknewyork)와
오래된 건물을 그야말로 힙하게 리모델링한 가나아트 보광(@ganaart_seoul)은
꼭 방문해보세요.
no7
토마스 파크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99 4층
no8
가나이트 보광
서울 용산구 보광로 42
Art
지금 한남동과 이태원은 서울 최고의 갤러리 워크라고 할 수 있어요. 재개관한
리움미술관, 파리에서 지낼 때마다 꼭 찾았던 유럽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구찌의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 지하에 들어선 파운드리 서울 등 글로벌 메가 갤러리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관까지 모두 모여 있죠.

제가 특히나 좋아하는 곳은 삼청동에서 이전해 새로운 공간에서 재개관하는 리만
머핀(@lehmannmaupin)입니다. 2015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가 설계를 담당해 한남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 같아요. 개관에
맞춰 미국 작가 래리 피트먼의 한국 첫 개인전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이
열리는데 다양한 기호와 상징을 독자적인 스타일의 회화로 선보이는 피트먼의 작업을
실물로 볼 생각에 설렙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세련된 전시로 풀어내는 디스위켄드룸(@thisweekend
room_official)도 추천하고 싶어요. 얼마 전 처음 방문해봤는데 4월 초부터 정이지,
조효리 작가가 날씨와 계절, 온도 등 지극히 주관적으로 감각하게 되는 것들을 회화로
표현한다고 해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이기도 한 두 여성 작가의 그림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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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위켄드룸(@thisweekendroom_official)
no1
리만 머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13 1층
no1
디스위켄드룸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42길 30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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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이트 보광(@ganaart_seoul)
Eat
가장 즐겨 찾는 곳은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의 총주방장이었던
스테파노 디살보 셰프가 따뜻한 분위기의 아담한 공간에서 이탤리언 가정식을
선보이는 보르고 한남(@borgo_hannam)이에요. 기본기가 탄탄한 스테파노 셰프의
음식은 특별한 날에도, 그저 맛있는 파스타가 먹고 싶어 찾은 평범한 날에도 언제나
호들갑스럽지 않은 만족감을 전해줍니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완벽한
홈메이드 디저트를 절대 스킵하지 말아야 해요!
no4
보르고 한남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31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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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고 한남(@borgo_han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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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디토리 오븐(@konditorei_ovn)
얼마 전에 문을 연 라핀부쉬(@lafinebouche.seoul)도 좋아하는 곳이에요. 프렌치
레스토랑은 무겁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분위기가 많은데 이곳은 스몰 포션의
요리가 많아 친구 여럿과 다채로운 음식을 맛보면서 와인 마시기 좋아요. 압생트를
넣어 익힌 새우, 양고기 스튜와 쿠스쿠스, 마늘 버터와 에스카르고, 그리고 무엇보다
오리콩피는 한국에서 먹어본 중 가장 맛있었어요!

아름답고 섬세한 디저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전해주잖아요.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면 콘디토리 오븐(@konditorei_ovn)에서 고급스러운 우드 박스에 담긴 구움
과자를 사 가요. 진하게 우린 밀크티를 넣은 카눌레, 보늬밤을 통째로 넣은 밤
파운드케이크를 나눠 먹으며 달콤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상상하면서요.
한남동에 1, 2호점이 있는 강가네빈대떡의 전과 찌개는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의
소울 푸드일 거예요.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며 눈앞에서 부쳐주는 빈대떡, 감자전,
동그랑땡…. 그 외에도 낙지볶음과 목살김치찌개, 간장계란밥까지, 도대체 뭘 골라
먹어야 할지 사뭇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집입니다.
no5
라핀부쉬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15 1층
no5
콘디토리 오븐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13 1층 102호
View
패션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부터 숱하게 출장을 다녔는데요, 파리, 뉴욕,
도쿄 등 각각의 도시가 다 아름답지만 눈 닿는 곳마다 서로 다른 높이와 형태의 산이
있고 도시 한가운데로 강이 흐르는 서울처럼 근사한 도시는 없는 것 같아요. 그 도심
중심에 남산이 있죠. 그리 높진 않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서울의 레이어가 한눈에
들어와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흥미진진한 산이에요. 그랜드 하얏트 호텔(@grand
hyattseoul)은 남산에 우뚝 솟은 랜드마크 같은 곳으로 서울에서 제일 가는 뷰를 가진
호텔이라고 생각해요. 로비층 라운지에서는 10m 높이의 유리로 된 커튼월이 서울의
모습을 투명하게 담아내죠. 스트레스가 많고 고단할 때는 여기에서 차 한잔 마시며
머리를 식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테라스를 낀 뷔페 레스토랑은 친구 여럿이
서로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 할 때 무리 없이 가기 좋고 LL층에 있는 일본식 이자카야
레스토랑 ‘텐카이’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일본식 꼬치구이를 즐길 수 있어요. 무엇보다
관리가 무척 잘되는지 이곳의 생맥주는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것 같아요!
no5
그랜드 하얏트 호텔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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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하얏트 호텔(@grandhyatt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