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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내지 않아도
티 나는 티셔츠
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티셔츠는 필수적이다. 가격과 디자인 및 다양한 조건을
기준으로 두고 고민에 빠졌다면, 더 이상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이상적인
티셔츠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유니클로의 U 크루넥 T가 정답이 되어줄 테니까.

글/ 성범수 (매거진<인디드>편집장)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브랜드를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다. 미국 소방관들을
광고모델로 썼던, 오랜 시간 이상적인 티셔츠를 만들고 있는 명성 자자한 브랜드를
말이다. 티셔츠의 이름은 비피(Beefy)로 ‘우람한’, ‘뚱뚱한’이란 뜻. 몸 좋은 이들이
입는 티셔츠란 의미가 적합할 듯싶지만, 이 티셔츠를 입으면, 왠지 몸이 더 좋아
보이는 착각 또는 착시를 선사해 자존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 브랜드의 무지
티셔츠를 알고부터 그 특징과 실루엣이 유사한 티셔츠들을 찾아내 해외에 가면 꼭
구입하곤 했다. 도톰한 무지 티셔츠를 선호한다. 내가 찾아낸 그들의 티셔츠는
충분히 무게감이 느껴졌고, 그런 이유로 선택하는 데 고민은 필요치 않았다.

티셔츠는 예전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누구나 마음만 굳게 먹으면 자신의
브랜드를 완성하고 티셔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 모든
브랜드를 섭렵하겠다는 마음으로 두루 살펴도, 항상 처음 듣는 생경한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내 관심과 열정에 비해 새로운 브랜드들이 탄생하는 주기가 짧아졌고,
차고 넘치기 때문일 거다.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경험해볼 순 없다. 그래서 난 낯선 브랜드에 도전하기보단, 과거 이미 좋은
경험을 공유했던 브랜드에 더 집착하게 된다. 유니클로 티셔츠에 좋은 기억이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비해 만듦새가 좋고, 세심한 실루엣이 도드라진다. 그리고 쉽게
무너지거나 낡지도 않는다. 더구나 내 큰 몸을 옥죄지 않는 3XL까지 사이즈가
존재한다(그렇다고 내가 3XL를 입는다는 건 아니니, 오해는 마시라). 어쨌든 난
더운 날에 티셔츠 하나만, 한기가 느껴지면 이너로 유니클로의 티셔츠를 루틴처럼
간택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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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QLO U COLLECTION
T-SHI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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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르메르 (Christophe Lemaire)
오늘도 유니클로의 온라인 숍에서 유니클로 U 크루넥 T를 2장 구입했다. 이전, 내가 즐겨
입었던 유니클로 티셔츠에 비해 더 진일보한 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 티셔츠는
내게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크리스토퍼 르메르의 흔적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맞다.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만든 유니클로 U 컬렉션의 U 크루넥 T는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티셔츠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U 크루넥 T는 우선 만져보거나 입었을 때 만족스러운 질감이란 이런 것임을 쉽게 알려준다.
과하게 유연하지 않으면서도, 거칠지 않고, 톡톡하고 탄탄하다. 이런 질감의 티셔츠와
함께라면 여름이 두렵지 않다. 가볍게 입을 수밖에 없는 찌는 듯한 여름이 오면,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정작 몸을 만들고 여름을 반갑게 맞이한 적은 없다.
어쨌든 몸 만들기를 진작에 포기했다면, 옷의 도움을 받아야 거리를 자신감 넘치게 활보할
수 있겠다. 평범한 티셔츠 한 장으로 굴곡진 몸을 완벽하게 가리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재의 특징과 실루엣을 겸비한 티셔츠를 찾아낸다면,
믿고 의지할 만하다.
솔직히 티셔츠에 큰돈 투자하는 건 어렵다. 땀 많은 여름에 자주, 유용하게 활용되는
아이템이다 보니 오래 입는 건 불가능하다. 잦은 세탁은 필수적이고, 옷은 쉬이 낡는다.
결국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느 정도 몸의 형태를 감싸주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니클로의 U 크루넥 T는 톡톡한 질감과 인터로크 소재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완성한 실루엣이 장점이다. 그 어디에도 로고가 없고, 무지로 완성한,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는 티셔츠다. 더구나 컬러 선택도 폭넓다.
잘 고른 티셔츠는 하나로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할 수 있다. 유니클로의 U 크루넥 T는
솔리드 패턴으로 활용도가 광범위하다. 블루종이나 셔츠 또는 폴로셔츠 아래에서도
안정적인 어울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가격을 떠나 티셔츠 하나 사는 데도
고민은 필요하다. 근데 고민하고 싶지 않다면, U 크루넥 T를 선택하면 된다. U
크루넥 T는 호불호가 갈리는 티셔츠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본만 하는 티셔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입어보면 무슨 의미인지
단박에 알아챌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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