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른다. 무심하게 신고 벗어 던지는 양말.
그냥 양말 한 켤레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고집스럽고 심오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여태껏 우리가 몰랐을 뿐.
글/ 성범수 (매거진 <인디드> 편집장)
양말, 생경했던 경험
패션잡지에서 일할 때, 옷 잘 입는 남자들과 인터뷰를 하곤 했다. 한 번은 옷 입을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아이템에 대해 묻는 인터뷰였는데, 슈트를 즐겨 입는 나이 지긋한 분이 양말에 대해 말했다. 그 누구도 양말은 얘기한 적이 없었기에 내겐 첫 경험과도 같은 신선함과 생경함이 교차했다. 재빠르게 이유를 물었다. 그분은 무채색보단 컬러 양말을 선호하고, 주로 빨간색 계열의 양말을 신는다고 했다. 어떤 컬러의 옷이든, 신발이든 어려움 없이 매치하고 싶다면, 자신과 동일한 선택을 하라며 설파했다. 그와의 대화 후 영향을 좀 받긴 했다. 양말을 선택할 때 유채색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 하지만 적극적으로 구입하진 않았다. 과감한 컬러의 양말을 신는 것이 너무 멋 부리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게 큰 용기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