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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수필 같은 옷,
리넨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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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휴가, 5월, 정원, 일요일 아침’ 같은 일상의
단어가 묻어 있는 옷, 리넨 셔츠에 관하여.
글/ 오선희 (독립출판사<포엣츠 앤 펑크스>발행인)
Everyday Shirt
수필의 사전적인 정의를 찾아보면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다.
그런 면에서 자연스럽고 일상적이며, 다소 로 키(low-key)다운 요소가 있는 리넨
셔츠는 마치 펜 가는 대로 술술 쓴 한 편의 수필 같다. 특별한 형식이나 기교가
필요 없는 수필처럼, 구깃구깃해질 수록 더 자연스럽고 드레스다운할수록 더
쿨해지는 옷. 값비싼 가방이나 장신구보다는 찰랑이는 머릿결이나 막 세수를
하고 나온 말간 얼굴이 더 잘 어울리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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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의 낭만
내가 봄부터 한여름까지 가장 즐겨 입는 셔츠는 수년 전 구입한 유니클로의 깅엄체크 리넨 셔츠다. 리넨 특유의 기분 좋게 까슬하고 시원한 촉감, 용이한 세탁과 보관법 때문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아이템이다.

리넨 셔츠를 입을 때마다 1990년대 초중반을 강타했던 어번 클래식(Urban Classic) 스타일이 떠오른다. 당시 패션 매거진은 온통 리넨 룩의 향연이었다. 헐렁한 리넨 셔츠에 동그란 선글라스를 쓰거나, 납작한 샌들을 신고 보따리 같은 백팩을 매치한 룩은 아직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으니까.

리넨 셔츠를 입을 땐 최대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리넨은 지나친 ‘꾸밈’이나 ‘장식’과는 대척점에 있는 소재라는 것을 기억하자. 진한 메이크업보다는 적당히 태닝된 피부가 멋스럽게 보이고, 하이힐보다는 납작한 플랫 슈즈가 잘 어울린다. 나는 리넨 셔츠에 커다란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나 두꺼운 뱅글을 매치하는 것을 즐긴다. 리넨은 소재의 특성상 자칫하면 지나치게 내추럴해 보일 수 있기에, 독특한 액세서리를 가미하면 리넨 룩을 모던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또 요즘 유행하는 심플한 캔버스 백이나 한쪽으로 메는 백팩을 매치하면 90년대의 어번 클래식 스타일이 연출된다.
Gardener’s Shirt
나는 또한 이 리넨 셔츠를 ‘정원사의 셔츠’라고도 부르고 싶다. 그 이유는 리넨 셔츠를 즐겨
입는 영국의 정원사 몬티 돈(Monty Don) 때문이다. 몬티 돈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스타일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항상 푸른빛 리넨 셔츠를 입은 채 정원을 가꾸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여행을 떠난다. 그 리넨 셔츠 위에 낡은 워크웨어 재킷을 걸치기도
하고, 빛바랜 코듀로이 팬츠를 매치하기도 한다. 그에게 리넨 셔츠는 일상복이자 휴가를
위한 옷이며, 동시에 작업복이기도 하다. 평생 정원을 가꾸느라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과 푸른빛 리넨 셔츠의 매치는 언제 봐도 근사하다. ‘스타일’이란 그 사람의 직업과 정성
들여 가꾼 일상, 그리고 입고 있는 옷이 일치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아름다운 영국식
정원에서 리넨 셔츠를 입고 있는 몬티 돈을 보면서 나는 진정한 ‘스타일’의 힘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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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 돈 (Monty Don) / Photo courtesy of Wikimedia Commons
* 몬티 돈은 영국을 대표하는 정원사이자 TV쇼 진행자로, BBC프로그램 '정원사의 세계'의 진행자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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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섬유의 특별함을 담다
프리미엄 리넨 소재로 고급스러운 감촉과 매끄러운 광택이 특징입니다.
리넨 소재는 습기를 흡수, 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산뜻함과
편안함을 유지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