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즐기는 법
와인 러버 3인이 말하는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이토록 다양한 방법
글/ 안동선 (프리랜스 에디터)
내추럴 와인이란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최대한 자연적인 방식으로 만든 와인을 말합니다.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으로 기른 유기농 포도를 사용해야 하고 일부 와인에 소량의 아황산염을 넣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빼거나 더하지 않고 만든 와인이죠. 그래서 내추럴 와인은 특유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내고, 같은 와인이라도 보관 상태나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와인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해요. 삼각지, 을지로, 성수동 등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내추럴 와인 바와 보틀 숍이 내추럴 와인의 폭발적인 인기를 말해줍니다. 지난 몇 년간 내추럴 와인에 대해 자신들만의 방식을 찾은 이들에게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강미 @itsmishk
와인 페어링 바 abc · 포틀랜드 내추럴 와인 수입사 pot 오너
“내추럴 와인은 고급스러운 레스토랑보다 자연에서 즐길 때 그 진가를
만끽할 수 있다고 느껴요. 내추럴 와인 메이커들은 포도밭의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거든요. 저는 한 달에 한 번, 백팩을 메고 산이나
섬으로 떠나는데요, 그럴 때 늘 내추럴 와인을 챙겨 갑니다. 인천 앞 바다의
작은 섬 굴업도 지평선을 바라보며 부둣가에서 간재미회에 마신 보우 앤
애로우(Bow & Arrow)의 ‘Time Machine Blanc’은 아직도 그 경쾌한
산미와 강렬한 청포도의 맛과 향이 생생해요. 캠핑에서는 곧잘 고기를 굽게
되잖아요, 이때 로즈메리나 타임 같은 허브를 같이 구워 가메 와인과
마셔보세요. 말린 꽃잎, 타바코, 비에 젖은 숲길처럼 와인에서 나는
다채로운 향이 잘 구워진 고기의 육향, 허브 향, 그리고 숲의 청신한 내음과
뒤섞여 그야말로 감각의 향연이 펼쳐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만끽할 수 있다고 느껴요. 내추럴 와인 메이커들은 포도밭의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거든요. 저는 한 달에 한 번, 백팩을 메고 산이나
섬으로 떠나는데요, 그럴 때 늘 내추럴 와인을 챙겨 갑니다. 인천 앞 바다의
작은 섬 굴업도 지평선을 바라보며 부둣가에서 간재미회에 마신 보우 앤
애로우(Bow & Arrow)의 ‘Time Machine Blanc’은 아직도 그 경쾌한
산미와 강렬한 청포도의 맛과 향이 생생해요. 캠핑에서는 곧잘 고기를 굽게
되잖아요, 이때 로즈메리나 타임 같은 허브를 같이 구워 가메 와인과
마셔보세요. 말린 꽃잎, 타바코, 비에 젖은 숲길처럼 와인에서 나는
다채로운 향이 잘 구워진 고기의 육향, 허브 향, 그리고 숲의 청신한 내음과
뒤섞여 그야말로 감각의 향연이 펼쳐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아트 디렉팅 & 디자인 스튜디오 artmentdep · 로컬 티
브랜드 tea collective 대표
브랜드 tea collective 대표
“와인을 무척 사랑하지만 몇 년 사이 음주량이 많이 줄어 두세 잔에도 금방
취해요. 그래서 집에서 와인을 마실 때는 작두콩차를 끓여 함께 즐겨요.
향이나 텍스처가 너무 강하지 않은 연성 치즈, 새우깡 블랙, 포도 등이
점점이 놓인 식탁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천천히 와인을 마시는 밤이면 하루
종일 타이트하게 조여 있던 긴장의 끈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에요. 음주 시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다음 날 숙취가 덜하잖아요. 와인에 곁들이는 차는
자연스럽게 수분을 공급해주고 손발에 온기를 전해준답니다. 그리고 차와
와인을 함께 마실 때 좋은 점은 안주가 따로 필요 없다는 거예요. 앤더스
프레드릭 스틴(Anders Frederik Steen)의 ‘Poetry of Silence’는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인데 브리오슈, 오크, 오렌지 등의 향이 섞인 긴
여운의 이 와인을 티 컬렉티브의 유자차와 함께 마시면 다채롭고 농축된
향이 아름답게 뒤섞이며 그 어떤 음식도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취해요. 그래서 집에서 와인을 마실 때는 작두콩차를 끓여 함께 즐겨요.
향이나 텍스처가 너무 강하지 않은 연성 치즈, 새우깡 블랙, 포도 등이
점점이 놓인 식탁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천천히 와인을 마시는 밤이면 하루
종일 타이트하게 조여 있던 긴장의 끈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에요. 음주 시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다음 날 숙취가 덜하잖아요. 와인에 곁들이는 차는
자연스럽게 수분을 공급해주고 손발에 온기를 전해준답니다. 그리고 차와
와인을 함께 마실 때 좋은 점은 안주가 따로 필요 없다는 거예요. 앤더스
프레드릭 스틴(Anders Frederik Steen)의 ‘Poetry of Silence’는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인데 브리오슈, 오크, 오렌지 등의 향이 섞인 긴
여운의 이 와인을 티 컬렉티브의 유자차와 함께 마시면 다채롭고 농축된
향이 아름답게 뒤섞이며 그 어떤 음식도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우정욱 @superpan_wjw
레스토랑 수퍼판 superpan 오너 셰프
“저는 원래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요즘 참신한
요리와 내추럴 와인을 페어링하는 바가 많아져서 젊은 셰프들의 요리를
즐기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추럴 와인과 한식이 매우 잘 어울린다는
걸 발견하게 됐죠. 일단 각종 나물은 산뜻한 소비뇽 블랑이나 샤도네이 그
어떤 품종의 화이트 와인과도 유쾌한 마리아주를 이룹니다. 이제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생각나는 계절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최근 개발한 신메뉴 두
가지가 있어요. 살짝 데친 산 낙지+특제장을 고아 만든 김 페스토+
봄나물까지 조물조물 무쳐 만든 산낙지숙회 그리고 불내 나게 구운
민물장어+와사비 크림치즈 딥+오이장아찌 삼합입니다. 이렇게 집에서
먹는 반찬을 살짝 변형해서 와인 안주로 즐겨보세요. 묵은지 넣고 끓인
시큼한 김치찌개나 간이 푹 밴 짭조름한 생선조림 같은 음식은 와인의
섬세한 맛과 향을 해칠 수도 있지만 감자조림이나 멸치볶음 같은 비교적
심플한 한식은 내추럴 와인과 의외로 잘 어울린답니다!”
요리와 내추럴 와인을 페어링하는 바가 많아져서 젊은 셰프들의 요리를
즐기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추럴 와인과 한식이 매우 잘 어울린다는
걸 발견하게 됐죠. 일단 각종 나물은 산뜻한 소비뇽 블랑이나 샤도네이 그
어떤 품종의 화이트 와인과도 유쾌한 마리아주를 이룹니다. 이제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생각나는 계절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최근 개발한 신메뉴 두
가지가 있어요. 살짝 데친 산 낙지+특제장을 고아 만든 김 페스토+
봄나물까지 조물조물 무쳐 만든 산낙지숙회 그리고 불내 나게 구운
민물장어+와사비 크림치즈 딥+오이장아찌 삼합입니다. 이렇게 집에서
먹는 반찬을 살짝 변형해서 와인 안주로 즐겨보세요. 묵은지 넣고 끓인
시큼한 김치찌개나 간이 푹 밴 짭조름한 생선조림 같은 음식은 와인의
섬세한 맛과 향을 해칠 수도 있지만 감자조림이나 멸치볶음 같은 비교적
심플한 한식은 내추럴 와인과 의외로 잘 어울린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