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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데스티네이션
My Town - 압구정
글/ 정아진 (@speeker_official 컨텐츠 비즈니스 디렉터)
서울살이 20년 동안 사는 곳은 계속 바뀌었지만 일하는 곳은 한결같이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 논현동을 포함한 강남 일대였어요. 그동안 압구정동은 흥했고, 주춤했고,
성했고, 다시 흥하고 있지요. 도시 개발과 세대 교체, 트렌드와 경제 현황, 부동산 정책 등 세상의 온갖 파도가 압구정을 이리저리 휩쓸 때마다 어여쁜 들꽃 같은 공간들이 피고
지며 풍경을 바꿨지만, 그 와중에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단단한 바위 같은 곳도 있습니다. 이 근방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다 보니 트렌디하고 핫한 장소보다는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주로 찾게 돼요. 그 중에서도 특별히 애정하는 곳들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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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이미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육중한 문은 쉽사리 열고 들어갈 만한 것이
아니죠. 그런데 그 문턱을 낮춰주면서도 에르메스의 콘텐츠와 유산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아트’가 아닐까 싶어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지하에 위치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는 에르메스 코리아에서 주최하는 미술상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가 열립니다. 특히 개념미술 작가들의 전시가 많이 소개되는데, 생각을 환기하거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뇌를 공회전시키고 싶을 때 상세한 설명의 작가노트를 읽으면서
추리하듯 작품 하나하나를 관찰하는 과정이 꽤 즐겁습니다. 6월 5일까지 계속되는 로르
프루보 개인전 <심층 여행사 DEEP TRAVEL Ink.>가 딱 그런 전시죠. 전시를 보고 지치면
바로 옆 카페 마당에서 음료를 즐기며 잠시 쉬어도 좋아요.
이미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7
사진/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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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송은
얼마 전 회사 근처에 새롭게 오픈한 송은은 가장 상업적인 청담동에서 그 어떤 건물보다
멋스럽게 등장해서 무료로 아트 작품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의 한국 첫 프로젝트인 건축물은
두꺼운 외벽으로 둘러싸여 폐쇄적인 듯 보이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오히려 탁 트인 느낌이
들면서 외부와 연결되는 듯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설계되었어요. 현재 송은문화재단의
소장품전 가 열리고 있는데 5월 14일까지 열립니다.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만 관람이 가능한데, 그 전날이나 오전에 예약해놓고 점심 시간에
잠시 들러 산책하듯 전시를 보고 나오는 것을 즐겨요.
이미지 송은 서울 도산대로 441
사진/ 송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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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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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십화점
메종 에르메스에서 순수예술 작가들의 심오한 예술 세계와 오랜 전통의 브랜드 유산을 통해
극강의 럭셔리를 체험할 수 있다면, 십화점에서는 젊은 컨템퍼러리 작가들의 작품과 MZ
세대를 공략한 스트리트 & 캐주얼 브랜드의 재기발랄함을 확인할 수 있어요. 십화점은 생긴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 컬렉션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곳입니다. 더하여 샘바이펜, 나얼, 김영진 등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의 전시를 주기적으로 열면서 압구정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죠. 현재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역동적인
바이브를 느끼고 싶을 때 종종 찾는 곳이에요. 합리적인 가격대의 패션, 리빙 제품들이
많아서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이미지 십화점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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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이미지 세시셀라
압구정, 청담 일대에서 밥을 먹고 커피 한잔 마시러 가자고 할 때 제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이름은 세시셀라입니다. 이 말은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아, 거기가 있었지.”
혹은 “거기 아직도 있어?”에요. 물론, 아직 건재해요! 당근케이크 유행의 시초가 된 곳으로,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맛있는 케이크를 선보이거든요. 당근케이크 외에도
크레페케이크, 초콜릿케이크 등 모든 케이크가 진하고 풍부한 매우 훌륭한 맛을
보여준답니다. 첫 오픈부터 지금까지 인테리어나 메뉴 면에서도 크게 변한 것이 없는데,
당시 트렌디했던 모습에 세월의 흔적과 더께가 덧입혀지면서 아기자기한 클래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어요. 은색 쟁반에 받쳐 나오는 음료 서빙, 셀프가 아닌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하는
시스템, 사용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더 멋스러운 바닥의 타일 장식과 대리석 테이블, 두툼한
머그컵… 앞으로도 계속 이 맛과 모습 그대로 남아주길 바라는 곳이에요.
이미지 세시셀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4 삼경빌딩 1층
이미지 커피루소
커피루소는 유명 커피 원두 수입 및 도매회사에서 만든 카페로, 커피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난 곳입니다. 바로 옆에 제가 일하는 사무실이 있는데, 창문을
열어놓으면 종종 커피콩 볶는 고소하고 진한 향이 솔솔 올라오곤 합니다. 커피
얼음에 우유를 부어 녹이면서 마시는 큐브 라테는 지금부터 한여름까지 텁텁한
열기를 식혀주는 별미예요. 케이크 등 디저트류의 퀄리티도 커피 못지않게
뛰어난데 특히 레몬치즈케이크를 추천해요. 테이블 사이 간격도 넓고 쾌적해서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에도 자주 찾는 곳입니다. 화장실에는 일회용 페이퍼타월
대신 깨끗한 면타월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런 디테일이 무엇보다 이 공간 경험을
퀄리티 있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미지 커피루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8길 16 다현빌딩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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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만두집
압구정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포인 만두집. 담백한 맛이 일품인 평양식 만둣국과
녹두전, 고추전이 있는 곳으로 압구정 토박이 어르신들의 단골집입니다.
점심시간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기 때문에 만둣국을 먹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해요. 건더기랄 것도 없고, 그저 고춧가루 양념 조금 푼 멀건 고기 국물이 어쩜
그렇게 감칠맛 나고 개운한지! 녹두전과 고추전은 반반으로 달라고 해서 두 개 다
맛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미지 만두집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338
이미지 모시모시 이미지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회사 동료들과 한잔하게 될 때 반드시 찾는 술집이
있는데 바로 모시모시입니다. 튀긴 닭고기에 타르타르소스를 뿌려 먹는 치킨
난반에 생맥주 한 잔은 저처럼 술맛 모르는 이에게도 하루의 시름을 달래주는
최고의 한 끼로 여겨집니다. 워낙 트렌드에 민감한 동네다 보니 한 달 사이에도
새로운 술집이 여러 곳 문을 열지만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키면서 생겨난 노하우를
통해 깔끔한 일본 가정식 요리와 시원한 생맥주,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모시모시야 말로 도란도란 즐겁게 퇴근 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술집이라고 생각해요.
이미지 모시모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3길 10
Eat
이미지 기욤
달달한 한국식 베이커리에 길들여진 저에게 유럽식 곡물빵의 매력을 알려준
곳이 바로 기욤입니다. 통밀 등으로 만든 유럽의 식사용 빵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기욤의 통밀빵만은 종종 사 먹어요. 구수한 곡물 향에 시큼한 맛이
살짝 도는 통밀빵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느껴져 끝도 없이
들어가요. 또 하나 즐겨 먹는 메뉴는 버터가 듬뿍 들어간 ‘겉바속촉’의 정석인
크루아상! 얼마 전 매장 리뉴얼을 했는데, 기욤 고유의 핑크 컬러와 프렌치
스타일 요소는 그대로 간직한 채 더욱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났어요.
이미지 기욤 서울 강남구 선릉로152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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