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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X Variation>, 2021
미술관으로 떠나요
지방 미술관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여행길에 들르기 좋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는
지방의 미술관 그리고 거기에서 열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를 소개합니다.
글/ 안동선 (프리랜스 에디터)
부산시립미술관 이미지 부산 해운대구 APEC로 58
부산시립미술관은 매년 5월 열리는 아트 페어 ‘아트 부산’과 함께 미술애호가들을 부산으로 불러들이는 매력적인 데스티네이션이다. 미술관 한쪽에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이우환 공간’을 마련해둔 만큼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이우환에 버금가는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전시 시리즈가 유명하다. 그간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의 <<조우>>를 비롯해 의도치 않게 유고전이 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4.4>> 등 묵직한 전시를 선보여왔고, 올여름에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회고전이 예정되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를 소개하는 <<한국 현대미술작가조명>> 전도 마련하고 있다. 올해 한국 현대미술작가 조명 전의 주인공은 이형구 작가다. 이형구 작가는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몸’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2007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인전, 2008년 스위스 바젤 자연사박물관 전시에 참여하는 등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작가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약 1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실제 작업실을 전시장에 옮긴 ‘아니마투스 실험실(ANIMATUS LAB)’과 본인의 얼굴과 12개의 두상을 결합한 <Face Trace> 시리즈,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다양한 아카이브 등을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12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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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뷔렌, <Photo-souvenir Comme un jeu d'enfant>, 2014
대구미술관 이미지 대구 수성구 미술관로 40
대구미술관은 ‘모더니즘’을 주제로 프랑스 매그 재단과 함께 양 기관의 소장품을 소개한 <<모던 라이프>>와 캐나다 한국문화원과의 교류전인 <<한국의 근대미술: 대구 풍경>> 등 탄탄한 소장품과 전시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전시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올여름 선보일 전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스트라이프 패턴' 작업으로 유명한 프랑스 현대 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의 개인전으로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다니엘 뷔렌은 스스로 ‘인 시튜(in situ)’라 명명한, 전시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장소를 이루는 환경까지 고려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대구미술관 어미홀에는 대형 설치작품인 <아이의 놀이처럼>를, 대구 도시철도 3호선에서는 ‘하늘 열차’와 연계해 작가의 상징과 같은 스트라이프 패턴을 이용한 전동차 외부 래핑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 밖에도 작가의 지난 예술세계를 조감할 수 있는 30여 점의 조각과 장편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대구미술관에서 7월 5일부터 12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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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뷔렌, 2014,
마르세유 사진: Sebastien Veron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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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산방산>, 2014
윤명로, <익명의 땅91506>, 1991
전남도립미술관 이미지 전남 광양시 광양읍 순광로 660
알베르토 자코메티, 데미안 허스트, 이불, 이형구 등 국내외 50여 명의 작가와 1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 의미를
파고든 리움 순회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 전이 5월에 끝나는 전남도립미술관에서는 몸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획전 <<흙과 몸 - 성긴 연결, 촘촘한 관계>>가 열리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 소장품 상설 전용관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전시인 <<흙과 몸>>은 전시의 부제인 ‘성긴 연결, 촘촘한 관계’에서 알 수 있듯, 소장품을 통해 역사의 토대가 되는 흙과 그
흙을 밟고 선 몸의 관계를 탐색한다. 특히, 미술관이 위치한 전남 지역 출신 작가의 작품들과 전남에서 작업을 했던
작가들의 작품, 전남을 배경으로 한 작품 등을 중심으로 지역 특유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획력이 돋보인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12월 31일까지.
정연두, <<오감도(烏瞰圖)>>, 2022, 실감영상제작을 위한 스틸 컷 sub01 (태화강)
울산시립미술관 이미지 울산 중구 도서관길 72
비교적 최근에 생긴 울산시립미술관은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인 ‘XR 랩’을 활용해 미디어와 영상에 포커스를 맞춘 전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 끝난 전자융합예술의 선구자인 알도 탐베리니를 다룬 <<블랙 앤드 라이트: 알도 탐벨리니>>에 이은 두 번째 전시는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烏瞰圖)>>이다. 환상적인 사진과 영상,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작품을 통해 ‘꿈의 작가’, ‘드림위버(Dreamweaver)’라는 수식어로 알려진 정연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까마귀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의 모습을 담는다. 산업화된 도시 울산을 날아다니는 까마귀의 비행은 한 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현대 도시민의 삶과 오버랩되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을 모색케 한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 7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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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오감도(烏瞰圖)>> 전시 전경
사진 제공: 각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