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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 & seek Alison+Olivia into the garden
이연미 개인전
<Hide & Seek- On rainy day, Alison and Olivia was there in the pond.>, 2020, Acrylic, oil and color pencil on canvas, 121.92 x 121.92 cm
Into the Garden
10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 <<Hide & Seek Alison+Olivia into the garden>>을 선보이는 이연미 작가를 만났다.
앨리슨과 올리비아, 그리고 기묘한 상상의 존재가 살고 있는 물빛 정원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글/ 안동선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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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미 개인전 <<Hide & Seek Alison+Olivia into the garden>>, 아뜰리에 아키 전시 전경
Q1. 작업 초기부터 ‘정원’이 중요한 테마였다고 알고 있다.
왜 정원인가?
“어릴 적 유난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그때 자의식의 은신처, 공상의 놀이터, 외부와의 선택적인 접점 그 모든 것이 투영된 장소가 바로 ‘정원’ 이었고 작가가 되어 자연스럽게 이를 가시화하게 되었다. 이 정원의 골조와 디테일을 이루는 건 청소년 시절 엄청나게 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특히 일본 만화였던 것 같다. 또, 다양한 사회, 문화적인 이슈들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변형되고 증폭되면서 화면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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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a in the closed garden>, 2021, Acrylic, oil on canvas, 121.92x91.44cm
Garden Series
Q2. 2008~2009년부터 정원 시리즈는 <닫힌 정원 The
Closed Garden>, <불타는 정원 The Garden Inferno>
등 구체적인 시공간으로 제시됐고, 이번 전시에서는 <붉은
정원 The Red Sky>, <비 오는 정원 A rainy garden>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정원의 변천사 배경을 듣고 싶다.
“언젠가 책에서 에덴동산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한 글귀를 보았다. ‘모든 정원은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찾으려는 시도와 닮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에덴동산을 되살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게 궁금해서 직접 창작하기로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성경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쫓겨난 존재의 후손들이다. 정원을 구체화시킬 당시 교회에 열심히 다녔는데 이사야서 1장에 보면 ‘그의 행위는 불티같아서 함께 탈 것이나 끌 사람이 없으리라.’는 구절이 나온다. <불타는 정원>은 그 구절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붉게 물든 정원에서 다음 챕터로 넘어가려면 비가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 <비 오는 정원>이 등장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창조한 정원은 이번엔 땅이 아닌 물 위에 있다.”
(좌→우) <Hide and Seek-Alison and Olivia in the red sky>, 2022, Acrylic on linen canvas, 152.4x121.92cm, <Hide and Seek-Alison and Olivia in the raining garden>, 2020, Acrylic and color pencil on canvas, 182.8x152.4cm, <Hide and Seek - Alison and Olivia behind the fog>, 2021, Acrylic, oil on canvas, 91.44 x 121.92 cm
Q3.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앨리슨과 올리비아라는
새로운 인물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어디에서 왔나?
“2008~2009년에 활발하게 작업활동을 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 산호세에 살고 있다. 아이를 낳으면서 불가피하게 작품 활동을
쉬었는데 4~5년 전 재개하면서 기존 테마에서 연결성은 가져오되 예전의 작업을 답습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에게 예술은 살아오면서 경험한 수많은
기억의 창고에 축적되어 있는 여러 이미지들이 뒤섞이기도 하고 홀로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하며 작업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한국에 비하면 외부와의 접점이랄지, 자극이 덜하기 때문에 내 일상의 모든 것이 그대로 투영되는데 이때 아이들과 나눈 대화, 아이들이 그린 그림
같은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앨리슨과 올리비아, 나의 두 딸이 자신들의 이름 그대로 정원에 등장하게 된 것 같다.”
Q4. 아이들은 그림 속 인물이 자신들인 걸 알고 있나?
“알고 있다. ‘이번엔 내가 더 잘 나왔네.’하면서 서로를 비교하며 놀이처럼 받아들인다. 사실 외양적으로는 그리 닮지 않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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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미 개인전 <<Hide & Seek Alison+Olivia into the garden>>, 아뜰리에 아키 전시 전경
(좌→우) <Big waves and red tree>, 2020, Acrylic and color pencil on canvas, 182.88x152.4cm, <Spirit of broccoli (브로콜리 나무 정령)>, 2020, Acrylic and color pencil on canvas, 121.92 x 121.92 cm
The Strange
Creature
Q5. 초기 작품에서부터 등장한 현실 속엔 없는 형태의
동식물은 화면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특이한 크리처를
보면서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그림이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체코에 여행 갔다가 어느 박물관에서 박제된 도도새를 본 일이 있다. 멸종된 동물의 거대한 몸체를 눈앞에서 맞닥뜨리니 너무도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강렬한 느낌을 전해줄 동물을 등장시켜보고 싶어 이런저런 연구와 공상을 적극적으로 했다. 보쉬나 하야오를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 그보다는 그림을 그릴 당시의 뉴스들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크리처로 변형돼 등장한 일이 더 많다. 어떤 인물이나 사건이 어떤 크리처로 변형되었는지 구체적인 얘기는 그림을 감상하는 데 있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얘기하기를 꺼린다. 보는 이들이 아이러니와 위트 사이에서 춤추며 창작한 일루전을 자기만의 판타지로 해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연미 개인전 <<Hide & Seek Alison+Olivia into the garden>>, 아뜰리에 아키 전시 전경
Q6. 실로 오랜만의 전시인 만큼 본격적인 활동을 기대한다. 이후 많은 일정이 잡혀 있다고 들었다.
“우선 6월에는 뉴욕을 기점으로 활동하는 Vizmesh 갤러리와의 협업을 통해 뉴욕 타임 스퀘어 스크린에서 이번 전시에 소개된 <<Olivia in the red
sky after the rain. #2>>(2022)의 애니메이션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11월에는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부속 아트센터에서 단체전, ART 021 페어에
참가하고 12월에는 아트 마이애미에서 신작들을 선보이려고 한다.”
이연미 작가의 개인전 <<Hide & Seek Alison+Olivia into the garden>>은
아뜰리에 아키에서 6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 포레 1층 아뜰리에 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