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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집가의 초대>>
하이라이트 코너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가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BTS RM도 다녀간 국립중앙박물관의 웰메이드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코너.
글/ 안동선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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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석과 모네
수집가의 집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꾸린 전시실에 들어가면 뜻밖의 중정과 마주친다.
찻상이 놓인 탁자 맞은편에는 동자석이 점점이 자리한 마당이 펼쳐지고 아담하게 난 창문 너머로는 모네의 수련이 일렁인다.
조선 시대, 돌에 어린아이 형상을 새겨 수호신 기능을 하도록 무덤 앞에 세웠던 동자석은 정감 넘치는 이목구비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작은 창 너머 걸린 모네의 유화 <수련이 있는 연못>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모네는 1883년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정착하여 연못이 있는 정원을 가꾸며 1926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250여 점의 수련 연작을 그렸다.
시력이 급격히 나빠진 말년에 오직 수련과 물 표면의 변화에만 집중하여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은
‘빛이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평생 고수한 모네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듯하다.
<동자석>, 조선, 돌,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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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이 있는 연못>, 클로드 모네(1840-1926),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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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1840-1926)
<수련이 있는 연못>, 클로드 모네(1840-1926), 1917-1920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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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한 몸처럼 보이는 엄마와 아이를 그린 백영수의 <모자>,
단란한 가족애를 유유자적의 분위기로 표현한 장욱진의 <가족> 등을 비롯해 특히 이중섭의 1950년대 작품 두 점이 인상적이다.
1950년에 발발한 6·25전쟁으로 북한 평원에 부모님과 형제를 두고 월남한 이중섭은 제주도에서 일본인 아내, 어린 아들들과 작은 방을 얻어
생활하며 그림을 그렸다. 끼니를 때우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그 시절 화가가 얼마나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에 몰두했는지는
<판잣집 화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림 속 화가는 단칸방 벽에 수많은 작품을 붙여놓고 파이프를 문 채 사뭇 즐거운 표정이다.
그러나 이후 가족을 일본으로 보낸 이중섭은 1953년 일본을 방문해 5일 남짓 가족과 시간을 보낸 이후로 한일 간 국교 단절 등으로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다시는 가족과 만나지 못했다. 만면에 웃음을 띤 채로 가족을 만나러 바다를 건넜던 <현해탄> 속 작가의 모습이 눈물겨운 이유다.
장욱진
Chang Uc chin, (1918-1990)
<가족>, 장욱진(1918-1990), 1979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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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수
Paek Young Su, (1922-2018)
<모자>, 백영수(1922-2018), 1976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Lee Jung Seop, (1916-1956)
<현해탄>, 이중섭(1916-1956), 1954년,
종이에 유채, 연필, 크레용, 이중섭미술관
<판잣집 화실>, 이중섭(1916-1956), 1950년대,
종이에 펜, 수채, 크레용,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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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교감하는 예술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금속,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작품 등 시기와 분야가 다른 기증품 355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주제로 컬렉션을 살피는데 그 가운데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을 표현한 회화와 공예품 코너가 눈에 띈다.
예로부터 인간은 자연에서 얻은 기본 소재인 흙으로 사람과 동물 모양을 만들어 토기를 장식하거나 무덤에 넣었다.
삼국시대에 만든 토우 장식 그릇 받침과 굽다리 접시에는 도망가는 개구리와 이를 쫓는 뱀이, 조선 시대에 제작한 백자 명기에서는
더벅머리 총각과 소와 말 한 쌍이 소박하게 표현됐다. 그 옆에는 인내와 끈기의 상징으로 아이패드만 한 작은 사이즈임에도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이중섭의 <황소>와 종이를 구겨 풍부한 질감으로 소와 여인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김기창의 <소와 여인>이 대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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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전경
이중섭
Lee Jung Seop, (1916-1956)
<황소>, 이중섭(1916-1956), 1950년대,
종이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김기창
Kim Ki Chang, (1914-2001)
<소와 여인>, 김기창(1914-2001), 1960년대 초,
종이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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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의 풍경
책장과 서책을 중심으로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 기물, 화훼 등을 그린 그림을 책가도라고 한다.
조선 18세기에 궁중 회화로 유행하여 19세기 이후 민화로 확산한 책가도에는 여러 신기한 물건이 등장한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충실한 작품 설명이 돋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책가도에 그려진 산호, 고대 청동기 술잔, 괴석, 향로 등의 소개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실제 소유하기 어려운 물건을 그림으로 그려 대리만족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가도 병풍 맞은편에는 책장과 유사한 진열장을 설치하고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했던 다채로운 물건들을 진열한 공간을 마련해 놓아 수집이라는 행위의 본질에 대해서 고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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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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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기간 I 2022년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장소 I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