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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행자의 기억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가물가물해진다. 어찌 보면 여행의 추억은 과거의 사진을 통해 회상된다.
사진 속 내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추억은 아름답게 기억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경험해봐서 안다.
여행이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 글에 담았다.
글/ 성범수 (매거진 <인디드> 편집장)
설국을 좋아하지만 여름날의 여행은 대부분 따뜻한 남국으로 목적지를 정하게 된다.
내 개인 취향은 뒤로하고, 따뜻한 나라로 떠날 땐 확실한 장점이 있다. 짐이 한결 가볍다는 것,
일상에서는 힘든 화려한 패턴의 옷도 도전적으로 즐겁게 입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없이 게으른 유유자적을 죄책감 없이 누릴 수 있다는 것 등 장점이 차고 넘친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내가 체험했던 영하 32℃의 눈발 시린, 외출과 동시에 콧속이 얼어버린
라플란드 같은 곳을 과연 좋아했었나 의문이 들 정도다. 살짝 타협해 결론을 말하면,
솔직히 휴가는 장소가 어디든 무방하다. 일상과 멀리 떨어져 관조적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찌 반갑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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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 코사무이 현지에서 구입한, 청푸른 바다와 닮은 컬러의 리넨 소재 풀오버와 강렬한 패턴의 버뮤다팬츠를 당당하게 입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코사무이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감하고 화려했다. 거기에 초커와 비슷한 느낌의 에스닉 목걸이를 짧고 두꺼운 목에 걸고 종횡무진했으니, 볼 만했을 거다. 변명 좀 하겠다. 그 여행이 내 최초의 동남아 여행이었다. 그 후 휴양지 룩에 조금 더 관심을 두게 되었고, 나름 일취월장한 변화를 일궈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듯, 다른 이유로 반성의 시간이 찾아왔다.

여행과 같은 출장을 카프리로 떠난 적이 있었다. 옷은 부족하지 않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몸이었다. 출장 전, 태닝이 필수라는 여행 경험 많은 지인의 조언을 무시한 대가는 참혹했다. 수많은 사람이 해변에 있었지만, 카메라로 담은 사진엔 나만 도드라져 보였다. 큼지막한 몸 때문이기도 했지만, 찹쌀떡, 마시멜로와 동기화되는 내 몸이 구릿빛으로 태닝한 휴양객 사이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었기 때문. 괜스레 부끄러워 마냥 흥겨울 수만은 없었던 기억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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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즐기려면,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숙박과 방문지 동선 등은 기본이고, 현지에 어울리는 스타일, 강렬한 태양에 맞설 수 있는 아이템, 그리고 상시 준비된 몸. 몸은 개인의 선택이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내 아픈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을 바탕으로 원하는 옷을 찾는 것에 익숙해졌고, 올해도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몸을 제외한 나머지는 실패가 없을 것 같다. 올해는 하와이 감성을 한껏 담은 스타일로 콘셉트를 잡았다. 하와이 와이키키 비치에서 시작해 하와이안 셔츠를 만드는 브랜드 레인 스푸너가 있다. 65년의 역사, 하와이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것에 대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유니클로가 레인 스푸너와 협업해 프린트 오픈칼라 셔츠, 치노 쇼트팬츠, 그리고 자외선 차단 기능(UPF50+)을 갖춘 햇 등을 선보였고, 난 주저할 생각이 없다. 알로하에서 영감받은 유니클로와 레인 스푸너의 협업 컬렉션은 심플하고, 톤다운된 컬러가 부담스럽지 않기에 휴양지에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외양을 지녔다. 더구나 상·하의 모두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착용감이 편안한 터라, 난 고민 없이 레인 스푸너와의 협업 제품들을 입고 해변을 뛰어다니기로 맘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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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준비되었다면, 아이템이 필요하겠다. 유니클로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출시한다. 태양은 하나지만,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 남국의 그것은 차원이 다르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아이템들은 필수적이다. 안구건조증으로 고통받는 난 최근 눈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유니클로의 웰링턴 폴딩 선글라스는 이름 그대로 조그맣게 접히는 선글라스라 휴대가 간편하면서도 자외선 차단 및 블루라이트 25% 차단 기능을 담고 있다.

휴양지에서만 입을 옷을 구입하는 게 과연 합당할까 생각할 수도 있다. 휴양지 옷과 아이템들은 일상에서 그리 애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꼼꼼히 찾아 추천한, 앞서 언급한 제품들을 입어보면, 여행과 일상에서 일석이조의 활용에 무리가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과감하게 고민 없이 결제한 이유다.
에디터가 추천하는 여름 휴가를 위한 아이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