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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니트를 입겠어요.
부드럽고 따뜻한 니트 스웨터는 가을 스타일링의 핵심이다.
‘가을/겨울 시즌의 스웨트셔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메리노 울 니트와 램스 울 니트. 그 멋과 유용함에 관하여.
글 / 오선희 (독립 출판사 <포엣츠 앤 펑크스> 발행인)
사계절 중 초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한낮엔 여전히 여름의 뜨거운 기운이 남아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함이 느껴질 때! 그 날씨가 주는 애틋하고 조금은 쓸쓸한 기분을 즐긴다.
발길 닿는 대로 걷고 싶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시간 보내고 싶고,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계절.
니트 계절의 시작
이런 계절엔 딱 떨어지는 셔츠나 캐주얼한 스웨트셔츠보다는 부드러운 니트 스웨터에 절로 마음이 간다. 초가을은 재킷을 입기엔 아직 조금 더운 듯하고 셔츠 하나만으로는 어쩐지 부족한 것 같으니까. 이상하게도 한겨울보다 초가을 햇살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는 이맘때, 유독 포근하고 부드러운 니트 스웨터가 그리워진다.

사계절 니트를 입을 수 있는 영국에 살기 시작한 이후로 나에겐 니트 스웨터가 ‘에브리데이 웨어’가 되었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대비해 가방 속에 가벼운 니트를 늘 챙기는데(마치 우산처럼!), 특히 얇고 구김이 가지 않은 유니클로의 메리노 울 니트는 생활 필수품 같은 존재가 되었다.
관리가 쉬운
고품질의 메리노 울
여기서 메리노 울의 장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약 19.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매우 미세한 섬유로 만든 고품질 메리노 울은 ‘엑스트라 화인 메리노'라고 부르는데, 유니클로는 호주와 남아프리카, 뉴질랜드 및 아르헨티나에서 공급받은 고급 메리노 울로 니트를 만들고 있다. 유니클로의 니트는 촘촘하게 짜인 구조로 안정감 있는 밀도와 두께를 갖고 있어 오랫동안 아름다운 형태가 유지된다고 한다.

메리노 울은 섬세하고 고품질이기 때문에 세탁법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유니클로의 메리노 울 니트는 세탁이 무척 용이하다. 이렇듯 관리가 편한 니트가 다양한 라인업으로 준비돼 있으니, 티셔츠처럼 데일리 웨어로 입기 좋을 수밖에! 또 메리노 울 특유의 매끈한 느낌 때문에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룩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얇고 가벼워서 레이어드 룩을 연출할 때도 좋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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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인가? 메리노 울 니트는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땀을 흘리거나 습한 환경에서도 오랜 시간 산뜻한 상태를 유지해주기에 아웃도어 룩으로도 적당하다. 특히 화이트나 그린 컬러의 메리노 울 니트는 테니스나 골프 같은 실외 스포츠웨어로 손색없다. 또 다른 니트웨어에 비해 보풀이 덜 생겨서 두고두고 오래 입게 된다.

이 메리노 울 니트는 베이식한 데님 팬츠는 물론 새틴 소재의 롱스커트, 워크웨어풍의 버뮤다 팬츠 등 내가 평소에 즐기는 대부분의 하의와 자연스럽게 매치된다. 그러니 최고의 가을 패션 아이템으로 더욱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다채로운 니트, 램스울
폭신하고 부드러운 램스 울 니트 또한 나의 옷장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라운드넥, 브이넥, 터틀넥, 카디건 등 램스 울로 만들어진 다양한 니트를 컬러별로 구비하고 있다. 패션이든 라이프스타일이든 약간의 ‘코지(cozy)’한 느낌이 더해진 스타일을 선호하는지라 램스 울 니트는 나의 가을/겨울 스타일링에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캐시미어처럼 섬세하진 않지만 캐주얼하고 실용적이어서 마치 스웨트셔츠나 티셔츠처럼 편하게 입게 된다.

그렇다면 이 램스 울 니트는 어떻게 스타일링해야 멋스러울까? 개인적으로는 램스 울 니트에 울 재킷을 입고 진 팬츠를 매치하는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스타일은 아마도 램스 울 니트 스타일링에 있어 영원한 ‘정답’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올가을엔 덴마크나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멋쟁이들의 스타일링을 참고해보는 것이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데니시 걸들이 램스 울 니트를 입는 방식을 좋아한다. 덴마크인들은 인테리어 같은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옷 입기에 있어서도 늘 약간의 동화 같은 요소를 추가하는데, 그들의 그런 심미안이 램스 울 니트 스타일링에 재미를 불어넣어주는 것 같다.

이를테면 플라워 프린트의 롱 원피스 위에 컬러풀한 램스 울 니트 스웨터를 입고 누빔이불 같은 베스트를 매치한다든지, 램스 울 니트 안에 칼라가 넓고 둥근 블라우스를 받쳐 입는 식이다. 상의를 이렇게 입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프린트가 강렬한 스커트나 컬러풀한 팬츠를 매치하는 것도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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