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의 보석이라 일컬어지는 고급스럽고 희소한 캐시미어 소재로 니트웨어를 만들면,
더 꼼꼼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에 선보인 유니클로의 캐시미어 니트도 다르지 않다.
충분히 훌륭했던 이전 시즌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업그레이드된 캐시미어 니트웨어를 완성해냈기 때문이다.
만져보고, 입어보니, 퀄리티 좋은 캐시미어 니트에 대한 유니클로의 진정성과 자신감이 제대로 느껴졌다.
글/ 성범수 (매거진 <인디드> 편집장)
아직은 어색한 니트, 캐시미어
니트를 좋아한다. 그 짜임과 패턴 그리고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도 좋지만, 입었을 때 완성되는 이미지가 좋다. 덩치가 큰 내가 니트를 입으면 명민하고 날카로운 쪽보단 포근한 이미지를 완성해준다고 한다. 내 맘대로 하는 생각이 아닌 이성적인 타인의 평가다. 흔치 않지만,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땐, 셔츠 위에 크루넥 니트를 입으면 왠지 똑똑해 보인다고들 말했다. 동그란 안경테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런 평가를 간혹 듣곤 했다. 니트를 입었을 때, 혹평보다 호평을 듣곤 했으니, 내겐 잘 어울리는 자신 있는 아이템이라는 믿음이 강했고, 당연히 옷장에 니트가 켜켜이 쌓여가게 됐다.
니트 부자이긴 하지만, 니트 소재에 그리 까다롭진 않다. 가칠한 소재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웬만한 니트웨어는 잘 어울렸기 때문에 굳이 만만치 않은 가격의 캐시미어를 탐낼 이유가 없었다. 캐시미어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관리가 까다로운 소재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