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와 프리즈 아트 페어가 공동 개최되면서
그간 고조되었던 미술 수집 열기가 그야말로
대폭발했는데요, 아트 컬렉팅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저는 작품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치지 않으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고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구매하는 습관을 가져야 보는 눈이 생기고 취향도 좁혀지는 것 같아요. 영 컬렉터와 젊은 작가가 비슷한 호흡으로 같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커리어가 어느 정도 쌓인 젊은 작가와 신진 작가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겠죠. 결국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동세대의 감각 안에서 영 컬렉터가 젊은 작가의 작업을 이해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BGA 플랫폼은 이 둘을 연결시키는 취지에서 보다 미술을 향유하는 방식과 구매하는 태도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결국 미술을 감상하고 수집하는 태도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것인데 ‘미술은 쉽다’라는 메세지가 아닌, 어느 정도의 언어와 완성도를 디폴트로 두고 그 지점을 거부감없이 즐기기 시작할 수 있는 포털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아요. 그렇게 되면 그 안에서 자연스레 젊은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원동력이 되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테니까요.
정말 많은 전시를 만들고 계신데, 큐레이터에게도
작가만큼이나 영감이 중요할 것 같아요.
전시 기획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기획의 방향이 만들어지기 직전 가장 날 것으로부터의 영감은 사적인 상황과 감정에서 출발해요. 저는 전시는 조금이라도 관객이 공감하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올해 을지로에 있는 독립 공간 N/A에서 선보였던 전시 <<Ziggy Stardust>>는 데이비드 보위의 앨범에 투영한 페르소나에 영감을 받아, 동시대인들 각자가 연기하는 ‘부캐’와 자아 사이에 오작동하는 애증의 관계에서 출발했어요. 저를 포함한 작가 등 모든 창작자를 비롯하여, 우리가 모두 자기애 혹은 자기 불신의 관계 속에서 열망하는 것과 극복하고자 하는 콤플렉스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시간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결국에 자신과 마주하고 동시에 거리를 두는 셀프 선언적인 방식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때, 여러 장르의 매체를 통해 각자의 언어를 구사했던 듀킴, 류성실, 우한나, 이동훈, 정이지, 정희승 6명의 작가의 작품으로 자신의 본질을 배반하지 않으면서 자기의 일부만을 보여주는 여러 레이어의 감각들을 환기하는 전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