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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의 지평을 넓히다
저스틴 리 셰프 인터뷰
국내에서 처음으로 플레이팅 디저트 분야를 개척하고, 디저트 테이스팅 코스 메뉴를 선보이며
미식가들에게 ‘디저트의 독창적인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저스틴 리 셰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글/ 이정윤 (F&B 콘텐츠 디렉터, 다이닝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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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리 셰프
Justin Lee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디자인에 관심이 많던 공학도가 서울에서 가장 창의적인 디저트를 만드는 셰프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새우탕면에서 영감을 받아 고소한 해산물의 감칠맛이 가득한 마카롱을 만들고, 베이컨과 계란 노른자가 어우러진
카르보나라에 착안해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젤라토와 파르메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펜네 면이 어우러지는 디저트가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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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를 꿈꾸다가 디저트에 올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요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고 부산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처음으로 직접 요리를 배우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어요. 서울로 올라와 또 다른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와 피자,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배웠고, 무언가 더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밤에는 카페에서 케이크를 만들며 분야를 넓혀 나갔어요. 그 당시만 해도 디저트에 특화된 셰프가 되겠다는 굳은 결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죠.

한참을 빠져 일하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 요리의 세계에서도 해외 경력을 쌓고 더 넓은 미식 세상을 경험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서른이 되기 직전, 저도 호주와 뉴질랜드로 떠났어요.

호주와 뉴질랜드에는 유럽의 미쉐린 스타 제도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평점 체계가 자리 잡고 있어요. 바로 햇(Hat)인데요, 미쉐린 3 스타가 가장 높은 수준의 레스토랑을 말하듯, 여기서도 3 햇 레스토랑이 가장 훌륭한 레스토랑으로 손꼽혀요. 기왕 이렇게 해외에 나왔으니 가장 좋은 레스토랑에 도전해 봐야 하지 않겠어요? 제가 있던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3 햇 레스토랑이 세 곳 있었는데, 모두 지원을 했죠. 그중에서도 가장 일해보고 싶었던 클루니에 이력서를 10번을 넣고, 페이스북으로 레스토랑 오너에게 연락하고, 끈질기게 셰프에게 찾아간 끝에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운명이란 정말 신기해요. 그 당시 클루니에 디저트 파트에만 공석이 있었는데, 덕분에 디저트의 분야에서 처음으로 전문적인 일을 배워볼 수 있었어요. 페이스트리 섹션을 원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 사랑에 빠진 거예요. 뜨거운 불에 굽고 볶는 더운 환경도 아니고, 아주 깔끔하게 정돈된 시원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도 좋더라고요. (웃음) 정말 제 성향에 잘 맞았어요.
디저트도 분야가 아주 넓은데,
어떤 디저트를 주로 만드셨나요?
분자요리 기법을 많이 활용한 창의적인 플레이팅 디저트를 많이 다루었어요. 클래식한 조리법에서는 소스를 만들면 묽은 것을 졸여서 농도를 내는데, 다양한 분자요리 재료와 기법을 쓰니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보이더라고요. 액체이면서도 굳어있고, 굉장히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현실화되었죠.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금도 분자요리 기법을 활용하며,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맛과 풍미를 담아내는 재미있는 디저트가 제 분야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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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만들었던 디저트 중
가장 흥미로운 디저트를 소개해 주세요.
오랜 시간 JL 디저트바의 메뉴이기도 한데, ‘카르보나라’라는 이름의 디저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모두 좋아하는 그 파스타, 카르보나라에서 착안한 젤라토 디저트에요. 재료도 똑같아요. 크림과 파르메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계란 노른자와 후추, 베이컨과 소금까지도요.

이 메뉴 덕분에 전 세계에도 이름을 알릴 수 있었어요. 싱가포르부터 이 요리의 본산인 이탈리아에 이르기까지 해외 곳곳에서 이 메뉴로 세미나도 하고요. 정말 익숙한 파스타의 맛이 흥미로운 디저트로 변환되어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죠. 처음 이 요리를 떠올렸을 때, 크림 파스타가 생각보다 많이 달게 만들어진다는 점에 착안했어요. 요즘 사람들의 입맛이 점점 더 단맛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것을 아예 디저트로 끌어와서, 세이보리(savory: 짭조름한 맛) 풍미가 더해진 메뉴로 재조합을 했죠. 베이컨을 바삭하게 볶아 기름기를 쪽 빼고, 우유에 오랜 시간 우려낸 뒤 계란 노른자와 소금, 치즈와 후추를 더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어요. 양파잼과 후추를 인퓨징한 초콜릿 크림도 함께 매치하고요.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코스 요리처럼
연달아 먹는 디저트 테이스팅 코스가
처음에 생소한 개념이었을 텐데, 어떻게
풀어내셨나요?
디저트는 사치품이에요. 식사는 배가 고프니 어떻게든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디저트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이런 점 때문에, 요리보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더 부각돼요. 눈길을 사로잡지 않으면 먹을 생각조차 잘 들지 않거든요. 음식에 장난치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요? 반대로 디저트에는 장난을 많이 쳐야 해요. 그래야 사람들이 즐거워하고요.

디저트는 ‘달다’는 생각이 있지만, 그 달콤함에도 강약이 있고 농도와 높낮이가 있어요. 신맛을 잘 이용해 단맛의 흐름을 잡고, 묵직한 것과 가벼운 것을 섞어 구성하죠. 디저트가 달기만 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들에겐 더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요. 그리고 식감도 정말 중요하거든요. 저희 사이에서는 “식감이 곧 맛이다(Texture is taste)”라고 하면 의미가 통해요. 스테이크도, 빵도, 그렇게 사람들이 ‘겉바속촉’에 집착하잖아요? 디저트도 어떤 식감을 주고 입에서의 경험을 만드느냐도 중요해요.

아무튼 저는 제 디저트가 정말 특별하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고급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10코스가 넘는 긴 식사를 즐겨야 2코스 정도 특별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데, 저는 그런 파인 디저트의 장벽을 낮추고 있어요. 냉동 삼겹살 구이를 먹고 나서도, 디저트는 파인다이닝의 것처럼 3코스를 먹을 수도 있잖아요? 디저트로 특별함을 느끼는 것, 그 경험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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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JL 디저트바를 최소한 40년 이상 운영하는 것이 목표에요. 계속 셰프의 삶을 사는 것이죠. 배우 윤여정 씨 인터뷰를 보고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이, 본인이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은 순간도 타인들은 자신을 ‘배우’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일과 삶의 경계를 두지 않는다고 한 것이었어요. 저도 공감이 되더라고요. 제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지 않아도 누구든 저를 만나면 ‘셰프’라고 불러요. 저의 인생이 곧 셰프의 삶이고, 그래서 일과 삶의 경계를 뚜렷이 두지 않죠.

셰프로서의 삶을 즐겁게 사는 것이 제 인생관이에요.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소위 ‘덕업일치’ 한 케이스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이 일을 즐겁게 하며, 주변에 제 지식을 전파하는 것도 희열을 느껴요. 그래서 레시피도 공개하고, 강의도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현업에서 열심히 일하며, 더 많은 가능성을 꿈꿔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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