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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ece Time
환절기에는 가벼운 아우터로, 한겨울엔 이너웨어로 착용하기 좋은 후리스.
코끝이 차가워지는 겨울! 드디어 후리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글/ 오선희 (독립 출판사 <포엣츠 앤 펑크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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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스의 기억
후리스는 ‘아웃도어 웨어’라는 편견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패션 카테고리 안에 들어오기는 좀 어려운, ‘스타일’보다는 ‘기능성’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그런 의류.

사실 나에게 후리스는 어릴 적부터 꽤 익숙한 아이템이었다. 스키에 푹 빠져 있던 초등학생 때, 겨울이면 후리스 소재의 집업 풀오버를 입고 스키 훈련을 받곤 했으니까. 스키 탈 때 후리스 풀오버에 다운 파카까지 겹쳐 입으면 용평이나 무주의 혹한도 두렵지 않았다.

그런 기억 때문이었을까? 나는 후리스에 대해 어릴 때 입던 따뜻한 스포츠웨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갖고 있었다. 혹은 산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등산 동호회 친구분들이 입던 등산복 같기도 했고. 더욱이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아웃도어보다는 ‘인도어’ 라이프가 더 어울리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후리스는 점점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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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후리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후리스의 놀라운 진화와 대중화를 목격하면서, 나는 새삼 이 아이템을 다시 눈여겨보고 있다.

게다가 후리스라면 집업 스타일의 풀오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것이 웬일인가! 테디베어처럼 귀여운 가디건부터 완벽한 방한 기능을 자랑하는 롱 코트 스타일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후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귀여움과 빈티지스러운 멋까지 느껴졌다.

더불어 이 소재가 이렇게 가벼운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무거운 코트와 뚱뚱한 패딩이 부담스러울 땐 후리스 아우터만 한 것이 없다.
후리스 스타일링
후리스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아우터 중 가디건과 크롭 재킷은 겨울 내내 가장 즐겨 아이템이 되었다. 나는 이 후리스 가디건을 여유로운 실루엣의 크롭 팬츠와 스타일링하는 것을 좋아한다. 팬츠를 살짝 롤업한 후 모던한 디자인의 부츠와 매치하면 발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프렌치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허전한 목엔 컬러풀한 스카프를 둘러주는 것도 멋지다.

후리스 재킷은 요즘 유행하는 카고 팬츠와도 늘 멋진 조화를 이루고, 하늘거리는 실크 스커트나 러플 블라우스 위에 툭 걸치면 로맨틱한 페전트 룩(Peasant Look)을 즐길 수 있다.(이럴 땐 한 사이즈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멋스러워 보인다.) 특히 이번 시즌 유니클로의 짙은 오렌지빛 후리스 재킷은 다양한 스타일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아이템이다. 아웃도어 웨어로 걸쳤을 땐 상상도 할 수 없던, 후리스가 가진 매력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리트, 런더너의 스타일링
후리스의 또 다른 멋은 스트리트 스타일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스케이트보더가 헐렁한 데님 위에 셔츠와 후리스 풀오버를 매치하는 스타일이 꽤 멋져 보인다. 혹은 그들처럼 후리스 풀오버에 후리스 재킷을 걸치는 식의 ‘후리스 X 후리스’ 스타일링도 재미있다.(무척 따뜻하고 포근해 보인다!)

최근엔 쿨한 이스트 런더너들의 후리스 스타일링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패션에 관해선 ‘룰 브레이커(Rule Breaker)’를 자처하는 그들은, 후리스 아이템과 과감한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테면 루스한 후리스 집업 풀오버나 후디를 입고 두껍고 커다란 링 귀고리를 매치하는 식의 미스 매치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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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유럽 출장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히트텍과 후리스 재킷이다. 보관이 편하고 가벼운 데다가 레이어드하기도 좋으니 출장길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될 수밖에 없다.

여러 옷들과 겹쳐 트렁크에 보관하다 보면 간혹 털이 눌려 있는데, 그럴 땐 브러시를 이용해서 살살 빗어주면 된다. 비를 맞았을 때도 건조한 곳에 말린 후 빗질은 필수! 후리스는 털이 보송보송 살아 있어 포근해 보여야 매력적이다.

평소에도 접어서 보관하기보다는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이 좋고, 3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에 가볍게 손세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세탁기를 사용할 경우엔 세탁망에 넣어야 털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에디터가 추천하는 유니클로 후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