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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위 우리를 사유하다
2022년 부산 비엔날레에서 굴곡진 부산 뒷골목을 거닐며 오늘날 세계를 바라보자.
글/ 안동선 (아트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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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ON THE RISING WAVE
2022년 부산 비엔날레의 전시 주제는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이다. <<물결 위 우리>> 라는 주제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탄생 배경과 성장 과정,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풍경을 ‘물결’로 시각화하고 상징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부산은 한국 근대사의 거대한 흐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물결은 “오랜 세월 부산으로 유입되고 밀려났던 사람들”과 “세계와의 상호 연결”을 의미하는 동시에 “우리 삶을 지배하는 기술 환경에서 전파에 대한 은유이면서 해안 언덕으로 이뤄진 굴곡진 부산의 지형을 함축”한다. 그러한 ‘물결 위에 우리’가 있다는 것은 각각의 개인이 부산이라는 도시와의 상호 접촉 속에서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오고 밀려 나가는 역동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해외 46명 포함, 25개국 64작가/팀(80명)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복잡하면서도 다채로운 부산의 풍경과 이야기를 들려주며 부산이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되고, 교차하고,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모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하려 한다.

전시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전시 장소 역시 세심하게 골랐다. 전시는 총 네 군데에서 진행된다.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부두, 영도의 공장, 그리고 초량 산복도로와 그곳의 집. 각각의 장소는 전시 주제를 자신만의 개성 속에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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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
먼저, 부산 비엔날레 메인 전시장인 부산현대미술관.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를 옆에 둔 부산현대미술관은
1970년대까지 아시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지만 산업화와 도시 개발 과정에서 크게 훼손된 부산의 자연환경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인간의 감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자연의 유기 상태, 조류, 선충류, 포자, 균류와 같은 미생물체, 공생과 관계 맺음”에 주목한
핀란드 출신 알마 헤이킬라의 대형 설치 작품과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전시를 선보인
대만 출신 슈 차웨이의 비인간 행위자의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작품 등이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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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민경
감민경(b.1970, 한국), <동숙의 노래>, 2022, 캔버스에 목탄, 193.9×259.1cm.
<0시의 땅>, 2022, 종이에 목탄, 220×150cm.
<파도>, 2022, 종이에 수채, 캔버스천에 목탄, 242×150cm.
필리다 발로
필리다 발로(b. 1944, 영국), <무제: 블루캐처; 2022>, 2022,
철, 그물, 시멘트, PVA, 625×850×600cm.
산신티아 모히니 심슨
산신티아 모히니 심슨(b.1991, 호주), <쿨리/카람부>, 2021,
수제 아즐리 종이에 수채와 구아슈, 63×88cm.
부산현대미술관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전시 장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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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제1부두
부산항 제1부두는 부산의 관문이자 이주 통로이며, 근대도시 부산의 출발점이다. 6.25전쟁 시에는
귀국민 수송 및 전쟁물자, 피란민 수송 기능을 담당했으며, 산업화 때는 섬유, 신발, 자동차, 설탕 등 근대산업의 발원지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지닌 제1부두에서는 약 4000 m² 옛 창고 건물을 활용해 과학적 상상력과 초자연역 영역을 결합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타비타 르제르의 작품과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세계의 패권에 의해 구축되고 변화해 온 지정학적 경계의 흔적들을 조사하며,
지도의 오역, 역사의 은유, 제3의 공간”에 대한 작품을 발표해 온 총 킴치우의 작업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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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제1부두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전시 장소 전경.
메간 코프
메간 코프(b.1982, 호주), <킹인야라 구윈얀바(오프 컨트리)>,
2022, 굴, 목재, 철, 가변크기.
현남
현남(b.1990, 한국), <연환계>, 2022, 에폭시 수지, 폴리우레탄 수지, 안료, 아크릴,
시멘트, 탈크, 유리섬유, 철, 플라스틱 체인, 카라비너, 폴리스티렌,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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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세 번째 전시 장소인 영도는 이주와 노동의 섬이다. 6·25전쟁 시에는 피란민들이 영도대교 난간에 벽보를 붙이며 가족 상봉을 기다린 장소였고,
이후에는 선박 산업의 중심지로서 활약했다. 영도는 전쟁과 산업의 생애 주기, 이와 연결되는 삶과 노동의 역학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전시 장소인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송강중공업(과거 조선소의 벤더업체로 선박의장품, 조립금속품, 산업기계 등을 제조)의 폐공장 건물에서는
“기계 장치와 비계 등 산업적이고 기술적인 물질들이 가진 즉물성과 운동성을 탐구”한 실험적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이미래와
사모아계 뉴질랜드인으로서 뉴질랜드 내 사모아인 커뮤니티와 이주 난민들의 경험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내는 이디스 아미투나이,
여섯 명의 멤버로 결성된 ‘침↑폼 프롬 스마파!그룹’의 국경과 이민 등과 결부된 사회적 문제 등을 다룬 영상, 설치 작품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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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래
이미래(b.1988, 한국), <구멍이 많은 풍경: 영도 바다 피부>, 2022,
비계, 폐유, 공사 가림막, 1620×2160×1660cm.
이디스 아미투나이
이디스 아미투나이(b.1980, 뉴질랜드), <노스 웨스트 배틀>, 2021,
플렉스 원단에 프린트, 알루미늄 프레임, LED 조명, 350×525×18cm.
영도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전시 장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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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
마지막 전시 장소는 초량이다. 초량은 “산의 중턱을 지나는 도로”이자 “경사지까지 개발이 이루어지며 가장 위쪽에 자리한 도로”를 뜻하는
산복도로를 품고 있다. 이런 산복도로는 부산의 원도심과 개항기부터 시작된 이방인이 모여든 도시 부산의 특성을 반영한다.
서민들의 주거 공간이었던 산복도로는 2000년대 이후 재개발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초량의 언덕에 위치한 집 한 채를 전시장으로 활용한
이번 전시에는 물리적인 것과 비물리적인 관계가 혼합된 세계에서 ‘이동’의 의미를 추적하는 송민정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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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전시 장소 전경.
송민정
송민정(b.1985, 한국),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전시 장소 전경.
2022 부산 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전시 일정 I 2022년 9월 3일부터 2022년 11월 6일까지